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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작성일 2019-03-06 (수)
ㆍ추천: 0  ㆍ조회: 78    
전동보장구 못 믿을 주행거리






전동보장구 못 믿을 주행거리



배터리 용량 남아 있어도 멈춰서, 불편·사고 유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3-06 13:42:54


장애인 보장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필자가 이야기하려는 보장구는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 등 이른바 전동보장구다.

보행이 어려운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휠체어를 이용했다. 자신이 양팔로 바퀴를 굴리거나 누군가가 뒤에서 밀어주는 수동휠체어였다. 수동휠체어가 고장이 나거나 바퀴에 바람이 빠졌을 경우 자전거 점포에서 수리하곤 했다.

2000년 무렵부터 전동보장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전동보장구도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전동보장구는 배터리로 움직이고 있어서 기동성이 좋아 많은 장애인이 선호했다. 그러나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용하지 못해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았는데 2005년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장애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보건복지부에서 고시한 금액은 전동휠체어는 209만 원이고 전동스쿠터는 167만 원인데 건강보험에서 90%를 지원하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은 100%를 지원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서 고시한 금액은 최저금액이라 비수급자는 물론이고 수급자도 약간의 본인 부담금이 있을 수도 있다.

전동스쿠터 배터리 용량표시판.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전동스쿠터 배터리 용량표시판. ⓒ이복남


전동보장구는 대부분이 고가의 수입품이라 보건복지부에서 보장구로 고시를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자 전동휠체어장애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도록 관세가 면제되었다.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가 같이 붙어있음에도 전동스쿠터장애인뿐 아니라 노인 등 비장애인도 이용하므로 면제가 안 된다고 했다.

2013년 국회의원들이 “전동스쿠터가 비장애인도 같이 쓸 수 있다고 하여 장애인들이 다수 사용하는 전동스쿠터에 일괄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장애인이 이용하는 전동스쿠터에 면세조치를 추진하는 법을 발의한다고 했으나 아직도 소식이 없다.

필자가 이 글을 준비하면서 관세청에 문의했으나 장애인용 훨체어는 면세가 되지만 전동스쿠터 면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00휠체어회사에 전화를 해 보니 전동스쿠터는 면세가 안 된다고 했다.

가격 때문인지 아니면 이용의 편의성이나 크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장애인전동휠체어를 선호했다. 그렇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전동휠체어를 구입하려면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심장장애, 호흡기장애 등이 있어야하고 평지에서 100m이상 보행이 어려우며 상지기능 장애가 있어야 가능하다. 상지기능장애는 도수근력검사에서 최대근력이 3등급 이하여야 한다.

간혹 상지도수근력이 3급 이상이어서 전동휠체어를 구입할 수 없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동보행이 어려운데 전동스쿠터는 집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으므로 문밖에 있는 전동스쿠터까지는 기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동스쿠터는 문밖에 있어서 도난의 우려도 있고, 아파트의 경우 마땅히 둘 곳이 없고 주택의 경우 비바람에 노출이 된다는 것이다.

A 씨는 지체장애 1급인데 집안에서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고 집 밖에서는 전동스쿠터를 이용하고 있다. A 씨가 사는 아파트는 집안은 물론이고 현관까지 턱은 하나도 없으므로 별 어려움이 없으나 문밖에 있어 혹시라도 도난의 위험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A 씨는 다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동보장구는 배터리 사양에 따라 12V(볼트) 36Ah(암페어 아워)부터 12V 75Ah까지 다양한데 1년 6개월에 한 번씩 교체가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10km쯤 되고 주행거리는 25km에서 48km정도라고 한다. 물론 평지이고 직진거리이므로 오르막길이나 굴곡진 곳이라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A 씨는 물론이고 장애인 대부분이 제조업체 사양에서 내세우는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는 많은 차이가 난다고 했다.

“평지에서 계산했을 때 1Ah가 1km 정도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A 씨가 여기저기 알아보니까 배터리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국산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수입품인데 실제 주행거리는 표시된 사양과 다르더라는 것이다.

A 씨는 집이 해운대인데 예전에 사직운동장 부근에서 친구들과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사직운동장에서 야구 야간경기가 있어서 지하철 시간을 연장한다고 했는데 집에 가려고 하니까 끊겼더라는 것이다.

“하는 수없이 전동스쿠터를 타고 집에 왔는데 두 시간쯤 걸렸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충전한 전동스쿠터 배터리가 충분했습니다.”

전동스쿠터 배터리 충전기록.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전동스쿠터 배터리 충전기록. ⓒ이복남


필자가 사직운동장에서 해운대 신시가지까지 자전거 거리로 검색을 해 보니 15km 정도였다. 전동스쿠터는 자전거처럼 달릴 수가 없고 길도 마땅치 않으므로 20km쯤으로 잡고, 아침에 집에서 출발하여 지하철을 이용하여 사직운동장 부근까지 가서 온종일 있다가 밤에는 전동스쿠터로 집까지 갔다면 적어도 30km쯤은 될 것 같은데 그래도 배터리가 충분했단다.

“처음 전동스쿠터를 탈 때는 재미가 있어서 자갈치나 송도 태종대 등으로 온종일 돌아다녔는데 요즘은 어림도 없는 것 같습니다.”

배터리는 300회 이상을 충전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때부터는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할 때마다 핸드폰에 기록한단다. 필자가 만난 장애인 중에는 승용차에 LPG를 충전할 때마다 기록하는 사람은 봤지만 배터리를 충전할 때마다 기록하는 사람은 A 씨가 처음이었다.

전동스쿠터에는 배터리 용량이 교통 신호등처럼 초록, 주황, 빨간색으로 표시되는데 초록색을 다 사용한 후 주황색으로 넘어가면 배터리가 약 70%까지 소모된 상태이고, 빨간색으로 넘어가게 되면 90%까지 소모된 상태로 배터리의 잔량은 대략 10% 미만이 된다고 한다.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기 전에 충전해야 되므로 빨간색이 되기 전에 충전을 해야 된단다. 배터리는 한 번 할 때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휴대폰 배터리도 마찬 가지므로 용량이 50% 이하로 내려가면 충전하란다.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지체장애 1급 B 씨는 배터리 계기판이 전자식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터리 용량을 초록이나 주황은 믿을 수가 없어서 전동스쿠터 회사에 전화했습니다. 요즘은 휴대폰 배터리도 용량을 퍼센트(%)로 표시하는데 스쿠터도 전자식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뭐라 하는 줄 압니까?”

현재 전동보장구는 보건복지부에서 2005년 4월 고시한 가격으로 전동휠체어 209만 원, 전동스쿠터 167만 원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하더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미 옛이야기가 된 지 오래지만 그래도 보건복지부에서 고시한 가격에서 10년도 훌쩍 지났다. 그동안 인건비를 비롯하여 각종 재료비 등 만 가지가 다 올랐음에도 전동보장구 가격은 2005년 4월의 고시 가격 그대로이니 전자계기판 사용은 어림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보건복지부에 여러 차례 전화를 해보았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129에 전화를 해서 사정을 얘기했더니 자기가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서면으로 질의를 해 보라고 했다. 그래도 다시 한 만 더 해보자 싶었는데 일주일 후에야 통화가 되었다.

전동휠체어의 고시 가격은 209만 원이지만 종류는 37가지나 되고 가격도 다양하다. 만약 고시 가격을 인상한다면 현재의 다양한 가격도 전부 다 인상될 것이므로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대부분의 장애인은 "시대가 변한 만큼 전동보장구도 전자계기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현재로서는 꿈같은 얘기 같다.

그런데 A 씨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고 했다. 얼마 전 친구 B 씨가 놀러 왔는데 "전동휠체어의 발판이 이상하게 구부러져 있다."란다. "왜 안 고치느냐?"고 했더니 구입한 대리점에서는 못 고친다면서 "새로 바꾸라."고 하더란다.

“별것도 아닌데 대리점에서도 못 고친다는 게 말이 됩니까?”

A 씨는 웬만한 공구는 다 갖고 있으므로 그날 친구 B 씨의 전동휠체어 발판을 고쳐 주었단다.

그뿐 아니라 전동스쿠터를 타고 가는데 배터리 용량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동스쿠터가 멈춰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녹색 신호등에 사거리를 지나는데 스쿠터가 멈추는 바람에 정말 난감했습니다.”

그래도 낮이라서 차들이 비껴갔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겨우 옆으로 빼낸 후 회사에 연락했다고 했다

“한 번은 내리막길을 가다가 뒤집어지는 바람에 지나가던 사람이 119를 불러주어서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A 씨는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고, 전동스쿠터는 폐차한 상태란다.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의 고장은 장애인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입니다. 승용차가 고장 나면 정비공장에서 수리를 받아야 하는데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가 고장 나면 어디서 누구에게 수리를 받아야 합니까?”

A 씨는 흥분해서 볼멘소리를 했다. 다른 장애인들에게 문의를 해 보니 모두가 비슷한 얘기를 했다. 전동보장구를 구입한 곳에 수리를 맡길 수밖에 없는데 100% 신뢰가 안 간다는 것이다.

전동휠체어 성능검사(2011). ⓒ한국소비자원 에이블포토로 보기 전동휠체어 성능검사(2011). ⓒ한국소비자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한국소비자원에서 2011년 4월 20일 ‘전동휠체어, 못 믿을 주행거리라는 전동휠체어에 대한 성능검사를 발표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시판 중인 6개 전동휠체어 모델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전 제품이 수동 모드에서 작동하는 제동장치가 없어 내리막길 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전조등이 설치된 제품도 1개에 불과해 야간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지난 2008년 기준 개정에 따라 전동 휠체어에 전조등, 후면 반사판 등의 설치가 의무화되었지만 이미 허가받은 제품에는 변경된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고 했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오차범위(플러스마이너스 ±10%)를 감안해도 4개 제품이 법적 최소기준인 25km에 미달했다. 또한 6개 제품 모두 실제 주행거리가 표시된 주행거리의 44%~96%에 불과했다고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에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동휠체어에 대한 허가관리 강화, 품질측정기준 보완 등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도 전동휠체어를 구입할 때 기본 성능 표시와 제조·수입사가 사후관리가 잘 되는 업체인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때가 2011년이었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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