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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8-31 (금)
ㆍ추천: 0  ㆍ조회: 155    
SBS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시각장애인

 

 

SBS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시각장애인

롤러코스트 시각장애인 탑승금지 차별여부는 진행중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8-31 15:27:07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부성철 연출 천성일 극본인데 이 이야기는 타인의 삶을 탐낸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란다.

비상한 두뇌, 훤칠한 외모. 모든 유전자를 똑같이 나눠 가졌으나 전혀 다른 삶을 사는 형제가 있다. 한수호 그리고 한강호 형제는 쌍둥이다.

엄마 임금미(김혜옥 분)는 쌍둥이 아들을 키우면서 형 수호(윤시윤 분)가 공부도 더 잘하고 말도 더 잘 듣는다고 생각했다. 그에 비해 동생 강호(윤시윤 분)는 수호보다 공부도 못하고 말썽만 부린다고 폄훼하고 비난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친애하는 판사님께. ⓒSBS
 
강호는 엄마와 형 수호가 미웠다. 그래서 엄마와 형에게 복수하는 방법을 찾다가 공부를 팽개치고 싸움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던 어느 날 형 수호가 깡패들에게 붙잡혀 곤욕을 치르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냥 갈까 하다가 그래도 형인데 싶어서 유심히 보자니 한 놈이 수호에게 칼을 들이대고 있는 게 아닌가.

강호는 날아차기로 칼 든 놈을 때려 눕혔고 그 틈에 수호는 달아났고 강호는 폭력으로 구속 되었다. “칼을 들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때려 눕혔어요.” 강호는 선처를 호소했다. “정말 칼을 들이 댔냐?” 경찰은 수호에게 물었으나 수호가 칼은 못 봤다고 증언했다.

한강호는 억울함에 땅을 쳤고 엄마 임금미는 통곡했다.

그렇게 해서 한강호는 되는대로 인생을 살기 시작했고 폭력에 폭력을 더해 전과 5범으로 출소했다.

한편 엄마의 촉망받는 큰 아들 한수호는 우수한 성적으로 사법연수원을 거쳐 양형 기준을 벗어난 판결이 단 한 번도 없는 ‘컴퓨터 판사’라는 칭호를 갖게 되었다.

그랬던 한수호가 어느 날 사라졌다. 그런 줄 모르는 판사실의 조복수(김강현 분)계장이 재판에 늦은 한수호를 찾아갔다. 한수호를 찾아갔던 한강호는 형사들에게 쫓기고 있었는데 조복수는 한강호가 한수호 판사인 줄 알고 재판에 늦었다며 한강호를 재판정으로 데려간다.

전과 5범이 판사가 된 것이다. 탈무드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쟁이 한강호가 전과 5범의 ‘실전법률’을 바탕으로 통쾌한 판결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 판결을 멋모르는 판사시보 송소은(이유영 분)이 도와준다.

롤러코스트에서 검증하는 한강호와 송소은.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롤러코스트에서 검증하는 한강호와 송소은. ⓒSBS
 
그러던 중 한강호 판사가-사실은 한수호의 가짜였지만 윤시윤이 1인 2역을 하고 있다.- 폭행사건을 맡게 된다. 내용인즉 고양자(박명신 분)는 시각장애인 딸 김초원(이영은 분)을 데리고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트를 타려고 했다. 그런데 알바생인 안전요원은 안된다고 했다. 시각장애인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따로 안전교육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엄마 고양자는 시각장애인만 따로 안전교육을 받아야 된다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했고, 알바생은 놀이공원 규정이라고 했다. 고양자와 알바생이 옥신각신하다가 고양자는 화가 나서 알바생을 밀쳤고 그 결과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놀이공원측은 고양자를 상해 및 업무방해로 고소한 것이다.

한강호는 롤러코스트가 공중에서 갑자기 멈추었을 때를 대비해서 시각장애인에게 따로 대피요령 등 안전교육을 한다는 것이 과연 차별인가 친절인가로 고심하다가 직접 검증해 보기로 했다.

가짜 판사 한강호는 판사시보 송소은과 함께 문제의 놀이공원으로 갔다. 한강호는 안대로 눈을 가린 송소은의 손을 잡고 롤러코스트 꼭대기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땅을 밟은 송소은은 안대를 벗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한강호는 밑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오늘 재현한 결과는 판결에 참고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던 송소은은 한숨을 돌리며 “그래도 나 확실히 알았다. 여기서 보여준 친절은 차별이 아니라는 것. 이제 자신 있게 판결문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했는데 이 재판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이하 희망법)’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재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놀이공원인 에버랜드가 시각장애인들에게 특정 놀이기구의 탑승을 금지하면서 시작되었다. 에버랜드는 T-EXPRESS 등 스릴 난이도가 비교적 높은 7종의 놀이기구에 대해서 시각장애인 탑승을 전면 금지하거나, 동승자가 있어야만 탑승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희망법’에서는 놀이기구 탑승과 시각장애인이 무관함에도 에버랜드가 시각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버랜드를 상대로 ‘시각장애인 놀이기구탑승금지 규정을 삭제하라’는 내용의 적극적 조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재판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에버랜드의 신청으로 2016년 4월 실제 T-EXPRESS 등의 놀이기구에 탑승해 보는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당사자와 이 사건의 원고 등은 해당 놀이기구들을 안전하게 탑승하고, 비상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피하였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놀이기구를 타고 대피하는 데 있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재판의 검증단.  ⓒ희망법 홈에서  에이블포토로 보기 실제 재판의 검증단. ⓒ희망법 홈에서
 
그래서 실제로 진행된 현장검증은 ‘친애하는 판사님께’라는 드라마 내용과는 약간은 달랐다고 한다.

첫째 드라마는 시각장애인의 어머니에 대한 형사재판을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 사건은 놀이공원의 차별행위를 바로잡으려는 민사재판이다.

둘째 드라마와는 달리 해당 재판의 판사, 양측 대리인, 원고들과 검증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이 모두 함께 놀이기구에 탑승하였다. 한 번은 정상적으로 놀이기구를 운행하여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충격을 받는지 보았고, 한 번은 비상 상황을 가정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피하는 데에 차이가 있는지를 보았다고 한다.

셋째 드라마는 주인공이 시각장애인 역할을 하기 위하여 안대를 착용했다. 그러나 실제 검증에서는 아무도 안대를 착용하지 않았다. 비장애인이 안대를 착용한다고 하여 시각장애인과 같다고는 할 수 없고, 검증에 참여할 시각장애인 참가자들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넷째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이 손을 잡고 내려왔지만, 실제 검증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은 앞 사람의 어깨나 난간을 잡고 내려왔다. 실제 시각장애인들이 서로 손을 잡는 일은 거의 없는데 방송에서는 그런 사실을 잘 몰랐거나 아니면 한강호와 송소은의 유대감을 위해서 일부러 그랬을 것 같다.

다섯째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이 깔끔한 모습으로 지상으로 내려왔지만, 실제 T-EXPRESS 등 놀이기구의 비상대피로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먼지가 많아 검증 참가자들의 옷이 많이 더러워졌다는 것이다. -희망법에서 발췌-

맹학교에 가면서 엄마를 뿌리치는 초원이.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맹학교에 가면서 엄마를 뿌리치는 초원이. ⓒSBS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서 한강호와 현장검증을 마친 송소은은 “이제 자신 있게 판결문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김초원이 “우리 엄마를 혼내 주세요.”라는 편지를 판사 앞으로 보내 왔다.

드라마에서 시각장애인 김초원은 맹학교를 다니고 있다. 맹학교에서 시각장애인은 점자로 읽고 쓰고 공부를 한다. 그런데 시각장애인 김초원이 보낸 편지는 컴퓨터로 쓴 묵자 편지다. 시각장애인이 묵자 편지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시각장애인이 편지 내용을 불러주면 자원봉사자가 대신 써 주는 것이다. 둘째 시각장애인이 한글 자판을 알고 있다면 화면 읽기 프로그램으로 직접 쓸 수가 있다. 셋째 한소네(점자정보단말기)에서 점자를 텍스트 파일로 치면 한글 묵자로 출력할 수가 있다. 김초원이 어떤 방법으로 묵자 편지를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드라마에서 그 방법을 한 번 쯤 보여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니면 초원이 점자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를 점자 번역가가 대신 읽어 주는 내용이었더라면.

“저는 시각장애인이고 꿈은 소설가입니다. 세상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요. 어렸을 때 천둥소리에 놀라 자다가 깨서 울었는데 엄마는 우는 저를 끌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한 시간 넘게 비를 맞으며 울었는데 그러고 나니 더 이상 비가 무섭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앞으로 무서운 게 하나 둘 씩 더 늘어날 거라며 도망치기 시작하면 나중엔 세상 전체가 무서워서 더 이상 도망 갈 곳이 없다고 하셨어요. 그 때부터 비가 좋아졌어요.”

송소은이 읽어 보는 초원의 묵자 편지.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송소은이 읽어 보는 초원의 묵자 편지. ⓒSBS
 
한강호는 초원이 엄마 고양자가 동일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려면 중형을 내려서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록 엄벌에 처하겠다고 했다. 송소은은 판결문을 쓰기 전에 뭔가 미흡하다며 맹학교로 김초원을 찾아 갔다.

송소은 “초원아 엄마 혼내 달라고 편지 보냈지. 엄마가 그렇게 미워?”
김초원 “엄마는 나한테 화가 나 있어요. 엄마는 화가 나 있지만 내가 불쌍하니까 나한테는 화를 못 내고 다른 사람들한테 화를 내는 거예요. 그래놓고는 전부 나 때문에 싸웠다는 거예요.”
송소은 “그랬구나!”
김초원 “내가 잘못 태어나서 그래요. 난 할 말도 없어요.”

송소은 “우리 엄마는 엄청 멀리 있어 싱가폴에, 옛날에 우리 언니가 사고가 났어. 그래서 많이 다쳤는데 나는 엄마 아빠가 사고를 낸 사람하고 싸울 줄 알았는데 안 싸웠어. 엄마 아빠는 그게 다 언니 잘못이래, 언니 아픈 거 소문나니까 창피해서 못 살겠다고 멀리 가셨어. 이제는 괜찮아 엄마도 많이 아팠을 건데 난 그게 싫었던 거 같아. 엄마는 아프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화를 많이 냈어. 내가 엄마를 쫓아냈어. 그런데 이제는 후회가 돼.”

김초원을 찾아 간 송소은.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김초원을 찾아 간 송소은. ⓒSBS
 
김초은 “그러면 모두 내 잘못이라는 거예요?”
송소은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김초은 “아니면 뭔데요? 내가 엄마한테 화내서 그렇게 되었다는 말이잖아요!”
송소은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야.”

김초원은 화가 나서 가 버렸고 홀로 남은 송소은은 씁쓸했다. 지난 날 송소은의 언니는 성폭행을 당했고 그 일로 언니는 자살을 시도했다. 엄마가 가장 아팠을 텐데 그 때는 엄마의 아픔을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이 열리고 한강호는 피고인 고양자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상해 150만원 업무방해 150만원이었다. “왜 그랬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왜 그러시냐고” 한강호는 언성을 높였다.

죄송하다고 사죄하는 피고인에게 한강호는 “벌써 몇 번째에요 딸보기 창피하지도 않아요?”라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불편부당 차별에 맞서는 것은 좋은데 그게 정의면 정의롭게 싸워야 정의지, 아르바이트 학생이 무슨 죄예요. 롤러코스트 비상 대피해 봤는데 그거 엄청 무서워요. 안전교육은 장애인 비장애인 포함해서 더 확대해야 될 정도로요. 제발 부탁인데 딸이랑 추억이나 쌓으세요.”

우리 엄마 혼내지 마세요.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우리 엄마 혼내지 마세요. ⓒSBS
 
그러자 김초원이 “판사님, 저희 엄마 혼내지 마세요.”라고 소리쳤다. “네가 혼내 달라고 했잖아?” “그러지 마세요.” “왜 이랬다 저랬다 해!” “우리 엄마예요!” “알았어, 안 해, 됐어?” 한강호는 코끝이 찡해져 고개를 떨궜다.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오면서 엄마는 “초원아 너 판사님한테 그러면 안 돼. 그러면 너 잡혀가.” “다음부터는 이런데 안 오면 되잖아.” “알았어.” “맨날 그렇게 약속하고도 또 그러잖아.”“진짜 약속할게.” “언제는 약속 안 했나?” “엄마 나 잘못 태어난 거 아니지?” “당연하지 엄마는 한 번도 그런 생각 안 해 봤어” “나 잘 태어난 것 같아, 엄마도 만나고!” “알았어, 알았어” 엄마 고양자는 눈물을 훔쳤다. “딸이 이렇게 잘 났는데, 다른 사람들과 왜 싸워, 그냥 무시해!”

부모와 자식은 서로가 서로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세상에 누가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되었겠는가. 그런데 장애인 자식이 잘못 태어난 것 같다고 했을 때 그 부모들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겠는가. 초원이가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면서 잘 태어난 것 같다고 했을 때 엄마는 안도했을 것이다.

법정을 나오는 엄마와 딸.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법정을 나오는 엄마와 딸. ⓒSBS
 
그런데 재판에서 한강호 판사는 롤러코스트에서 실제 검증을 해 보니 안전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시각장애인 탑승금지가 차별이라는 문제는 어떻게 될까. 물론 아직은 진행형이라 드라마에서도 쉽사리 판정을 내릴 수는 없었겠지만 시각장애인의 안전교육이 차별인가 아닌가를 확인하기 위해 검증을 해 놓고는 결론은 은근슬쩍 엄마와 딸의 감정코드로 넘어 간 것 같다. 김초원을 설득 내지 위로하러 간 송소은의 이야기도 애매했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친애하는 판사님께’에 나온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트 시각장애인 금지 이야기는 엄마 고양자에 대한 형사소송이다. 그리고 실제로 롤러코스트 장애인 금지에 관한 내용은 민사소송으로 장애인 시설 이용 차별에 관한 것인데 아직은 진행 중이고 10월에 선고 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놀이기구 이용 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들은 롤러코스터인 청룡열차나 은하열차는 못 타게 하므로 그 대신 바이킹을 즐겨 탔다고 한다. 필자는 바이킹이 더 무서웠지만.

비장애인의 경우 고소공포증이나 폐소공포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자신 스스로가 놀이기구 타는 행동을 주저한다. 드라마에서 송소은도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롤러코스트를 무서워했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시각장애인의 위험 요소보다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보이지 않아 위험하니 놀이기구는 탈 수 없다는 논리는 시각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이나 장애인차별의 전형적 사례인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가짜 판사 한강호는 전과 5범이고, 진짜 판사 한수호도 썩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그럴까 싶은 송소은 말은 “판결 원칙은 형벌의 고통이 범죄로 얻는 이익보다 커야 한다.”는 것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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