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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작성자 에이블뉴스
작성일 2017-09-29 (금)
ㆍ추천: 0  ㆍ조회: 873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 속 수화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 속 수화

수화를 하는 농인 환자와 수화를 아는 의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9-29 15:13:25
섬마을에는 병원이 없다. 병원은커녕 약국조차 없는 무의촌이 허다하다. 그런 무의촌을 위해서 병원선이 있다. 병원선에는 의료장비가 부족하다.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술 장비도 없다. 게다가 숙련된 의사도 없다.

의대를 막 졸업한 청년의사들이 병역의무를 대신하여 근무하는 곳이다. 임상경험이 일천한 초보의사들이 외부의 도움도 받지 못 한 채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곳, 그 냉혹한 생존게임의 현장이 바로 병원선이다.

병원선. ⓒMBC 에이블포토로 보기 병원선. ⓒMBC
 
그런 병원선에 서울의 종합병원에서 유능한 외과의사 송은재(하지원 분)가 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송은재가 왜 병원선에 왔는지 잘 모른다. 송은재가 뭔가 큰 잘못을 하고 병원선으로 쫓겨 왔고, 그래서 언젠가는 돌아 갈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송은재는 종합병원의 유능한 외과의사라 간혹 시골에 사는 어머니가 지인들을 데려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 송은재는 “바쁜데 또 아는 사람을 데려 왔냐?”며 어머니에게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어머니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갔고 그리고 죽었다.

송은재는 자신이 어머니의 전화를 제대로 받지 않아서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죽었다며 자책한다. 송은재가 어머니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병원에서 환자가 죽었다. 송은재가 환자의 죽음에 대해서 알아보니 외과과장 김도훈(전노민 분)이 실수로 환자를 죽이고 환자 가족에게는 합병증이라고 둘러 댄 것이었다.

송은재는 “보호자를 상대로 사기를 칠 수 없다.”며 의료사고를 밝혔고 환자의 보호자는 다행히 제대로 된 보상을 받았다. 그러자 김도훈 과장은 “의사놀이 하니까 좋냐. 나가. 너같이 오만한 의사는 필요 없어. 당장 나가”라고 화를 냈다. 이 일로 송은재는 병원을 떠나 고향 섬마을에 있는 병원선으로 갔던 것이다.

귀가 안 들린다고 말하는 농인. ⓒMBC 에이블포토로 보기 귀가 안 들린다고 말하는 농인. ⓒMBC
 
드라마 ‘병원선’에는 선장 갑판장 사무장 간호사 그리고 4명의 의사가 있다. 외과의사 송은재(하지원 분) 내과의사 곽현(강민혁 분) 치과의사 차준영(김인식 분) 한의사 김재걸(이서원 분) 등이다.

병원선에는 별의별 환자들이 다 찾아온다. 그 때마다 외과의사 송은재와 내과의사 곽현 등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환자를 살려 내곤 했다.

어느 날 다문화가족인 여성 환자가 왼쪽 팔에 손수건을 누른 채 병원선을 찾아온다. 외과의사 송은재와 간호사 표고은(정경순 분)은 외국인 여성 환자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다. 환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귀가 안 들린다’고 했으나 간호사는 ‘당신 말할 줄 모르냐’고 윽박지른다.

환자는 뛰쳐나가다가 내과의사 곽현을 만난다.

“무슨 일이예요?”

“팔을 다친 것 같은데 환자가 말을 안 해요.”

“말 하는데요. 지금”

여기서 부터는 내과의사 곽현과 외국인 여성 환자의 수화다.

“치료를 왜 안 받으려는 거죠?

“나 때문에 온 게 아니에요.”

“그럼요?”

“아이가 아파요.”

“아이는 어디 있어요?”

“집에요(저기요).”

“걱정 말아요. 아이는 내가 도와줄게요.”

집에 있는 아이를 도와주세요. ⓒMBC 에이블포토로 보기 집에 있는 아이를 도와주세요. ⓒMBC
 
그 여성 환자는 자신의 왼쪽 팔을 다쳤음에도 병원선에 온 것은 자신의 팔 때문이 아니라 아들 때문이라고 했다. 아들이 아프다는 것이다.

아들은 비브리오 패혈증(敗血症)이었다. 비브리오 패혈증(vibrio vulnificus sepsis)은 주로 바닷물의 온도가 18~20°C로 상승하는 여름철에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며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어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잘 감염된다.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먹었을 때, 어패류나 바닷물, 갯벌에 들어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피부 상처에 접촉되었을 때 감염된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발췌>

송은재와 곽현은 아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진단하는 동안 아들의 엄마는 울부짖었다. 곽현은 최영은(왕지은 분)에게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보호자에게 설명해 주라고 말하고는 아이를 수술실로 데려갔다. 농인 보호자와 말이 통하는 사람은 최영은 뿐이었던 것이다.

혈액암 농아에게 인사하는 곽현.  ⓒMBC 에이블포토로 보기 혈액암 농아에게 인사하는 곽현. ⓒMBC
 
곽현을 찾아 온 화가 최영은은 그림을 그리겠다며 병원선에 탑승했다. 최영은은 외국인 농인 엄마에게 아들이 수술해야 된다는 것을 설명한 후에, 병원선 사람들에게 곽현과 인연을 얘기했다.

최영은은 곽현을 수화강습소에서 만났다고 했다. 곽현이 의대 실습생일 때 혈액암 농아(聾兒)를 만났는데 그 어린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다며 수화를 배웠다. 곽현이 수화를 배워 최영은과 함께 혈액암 농아를 찾아 갔을 때, 아이는 물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곽현이 물을 가지러 간 사이에 환자는 죽고 말았다. 최영은은 자책하는 곽현을 위로하며 “다 큰 남자가 우는 모습을 보며, 내 남자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여기까지가 ‘병원선’에 수화가 나오는 장면이다. 필자도 수화를 잘 모르므로 수화가 나오는 14회부터 16회까지를 강주수 수어통역사에게 좀 봐 달라고 부탁했다. 강주수 수어통역사는 드라마에서 곽현은 수화를 제대로 하는 것 같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치료를 '병+바꾸다'로 말하는 곽현. ⓒMBC 에이블포토로 보기 치료를 '병+바꾸다'로 말하는 곽현. ⓒMBC

첫째는 드라마에서 곽현이 사용하는 ‘치료’라는 수화다.

국어사전에서 치료(治療)는 [명사]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하다.

수어사전에서 치료는 손바닥이 왼쪽으로 향하게 세운 오른손의 1지 옆면을 이마 중앙에 댄 다음, 1지를 펴서 등이 옆으로 향하게 세운 두 주먹을 중앙으로 모아 두 팔이 교차하게 한다.

수어사전에서 이 그림은 병을 바꾼다는 말이다.

수화에서 말하는 손가락은 둘째손가락이 1지이고, 셋째가 2지, 넷째가 3지, 새끼손가락이 4지다. 그리고 5지는 엄지손가락이다.

한국수어사전에서 치료. ⓒ국립국어원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수어사전에서 치료. ⓒ국립국어원

강주수 수어통역사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수어를 가르치기도 하는데 학생들에게도 치료를 ‘병+바꾸다’가 아니라 ‘병+서비스’로 가르친다고 했다.

강주수의 응급수어에서 ‘치료’는 오른손 1, 2, 3, 4지를 펴서 붙여 이마에 대고 아픈 표정을 지은 다음, 왼손 주먹에서 5지를 펴서 밖으로 향하게 하고, 오른손바닥으로 좌우로 스친다. 즉 병을 어루만져 쓰다듬는다는 뜻이다.

강주수의 응급수어에서 치료. ⓒ강주수 에이블포토로 보기 강주수의 응급수어에서 치료. ⓒ강주수

국립국어원에서 나온 한국수어사전에는 치료를 ‘병+바꾸다’로 사용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치료를 ‘병+서비스’ 즉 상대를 쓰다듬는 동작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농인 A씨 에게 ‘병원선’의 치료에 대해서 문자로 문의를 했더니 병을 어떻게 바꾸느냐? 대장암을 위암으로 바꾸고, 심장병을 감기로 바꿀 수 있냐며 수어사전의 설명은 틀린 것 같단다. 그러나 또 다른 곳에서도 ‘병+바꾸다’로 하는 것을 보니 통역사마다 다른 것 같다고 했다.

혹시나 해서 ‘병원선’ 시청자 게시판을 찾아보았더니 수화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온통 간호사 비하에 대한 성토뿐이었다. 그럼에도 농인 A씨는 ‘병원선’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우리 고향마을이라 잘 보고 있습니다.” A씨의 고향은 거제도였다.

농인들의 손말을 수화 또는 수어라고 하는데 「한국수화언어법」이 정식명칭이자 법률용어이고 이 말의 약칭이 「한국수어법」이다. 수화언어의 줄임말이 수어이기에 현재는 수화와 수어가 혼용되고 있는 상태다.

둘째는 의료진들이 수화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드라마에서 외국인 여성 환자가 처음 병원선에 왔을 때 자신은 ‘귀가 안 들린다’고 수화로 말 했음에도 외과의사 송은재와 간호사는 그 수화를 알지 못했기에 ‘왜 말을 안 하느냐’고 환자를 윽박질렀다. 물론 드라마 구성상 다음에 나오는 곽현을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겠지만, 수화를 전혀 모르는 의료진이 있다는 것은 앞으로 지양해야 될 모습인 것 같다. 의대나 간호대에 한 학기쯤은 수화를 배웠으면 좋겠다.

농인들도 아프면 병원에 가야 되는데 의료진들이 수화를 잘 모르니 농인은 자신의 증상을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간호학과에서는 교과목에서 수화를 배우기도 하고, 일부 병원에는 수화통역실이 따로 있어서 농인 환자들은 일부러 그 병원을 찾기도 한다.

곽현과 최영은이 처음 만난 수화교실. ⓒMBC 에이블포토로 보기 곽현과 최영은이 처음 만난 수화교실. ⓒMBC
 
셋째는 곽현과 최영은은 수화강습소에서 만났다고 했다. 수화나 점자는 보통 장애인관련 단체에서 가르치는데 대부분이 수화교실 또는 점자교실이라고 한다. 강습소란 강습 하는 곳이기에 무용강습소, 요리강습소 등이 있으므로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수화강습소’란 필자도 처음 듣는 생소한 말이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병원선을 찾은 농인 여자 환자는 외국인이다. 수화가 만국공통어는 아니고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해도 수화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이라면, 한국 수화는 금방 배울 수가 있다고 한다. 혹시라도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중에 ‘외국인이 어떻게 한국 수화를 알지?’하는 의문을 가질까봐 일러두는 말이다.

아무튼 ‘병원선’에서 수화를 하는 농인 환자와 수화를 아는 곽현과 최영은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에게 수화와 수화를 하는 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려 준 것은 고마운 일이다. 다시 한 번 윤선주 작가와 박재범 연출자에게 감사를 드린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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