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애들이랑(손주) 청국장 집에서 밥을 먹었는데 애들이 잘 먹더군요. 그래서 집에서 한 번 만들어 보자 싶어서 인터넷을 뒤지니까 오쿠로 청국장이 된다고 하더군요. 집에 오쿠는 있으니까. 얼마 전 미장원에서 우연히 청국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청국장 띄울 때 짚을 넣으면 잘 뜬다고 하더군요. 미장원 원장이 시골에서 짚을 한 단 가져 왔다면서 한 움큼 덜어 주더군요.

어릴 때 아버지가 청국장을 좋아 하셨는데 그 때는 청국장 만들기가 쉽지 않았답니다. 가마솥에 메주콩을 쑤어서 대나무 소쿠리에 바쳐서 담요를 덮고 구들장 아랫목에 2~3일 띄워야 했는데 그 냄새가 어찌나 지독한 지 코를 막아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냄새는 지독해도 끓이면 맛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요즘 청국장은 맛은 그 맛인데 냄새가 그렇게 지독하게는 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실제로 국산콩 500g으로 오쿠에서 청국장을 만들어 보았는데 냄새도 별로 안 나고 잘 되더군요.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다른 것을 찾다가 오쿠 청국장이 있어서 보다가 맙소사! 실패가 많다고 하네요. 그런데 실패라는 게 뭘까요? 덜 되었으면 몇 시간 더 두면 되는데…….

우리집 오쿠에서 청국장이 잘 되는데 왜 실패를 할까? 우리집 오쿠로 청국장을 만들 때 레시피에서는 21시간이라고 하던데 21시간으로는 잘 안되고 2~3시간 더 해서 24시간쯤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1. 국산콩 500g을 씻어서 소쿠리에 건집니다.

2. 씻은 콩은 불리지 않고 그대로 오쿠 내솥에 넣고 물을 두 배 즉 1000g을 붓습니다.

3. 우리집 오쿠는 예전 것인데 청국장 익힘은 3시간입니다.

4. 볏짚은 지푸라기를 다듬고 잘 씻어서 손바닥 길이로 묶어 둡니다. 이번에는 4개.

5. 3시간 후에 다 삶아진 콩을 단지에 옮겨 담은 후 한 시간쯤 식힙니다. 아래에 남는 콩물은 따로 받아 두었다가 청국장을 끓일 때 넣으면 됩니다.

6. 한 시간 쯤 식힌 후에 볏짚 묶음을 4군데 꽂고, 가운데를 움푹하게 판 다음 물 없이 그냥 내솥에 넣습니다.

7. 전에는 21시간 했다가 2~3시간 더 했는데 이번에도 22시간을 했다가 약간 덜 된 것 같아서 2시간을 더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24시간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8. 24시간을 했더니 실도 나오고 청국장이 잘 된 것 같습니다.

9. 단지에 있는 청국장을 내솥이나 절구에 옮겨 담고 소금 1t스푼 고춧가루 한 숟갈을 넣고 나무 절굿공이로 콩콩콩 찧어서 그릇에 담았습니다. 저울에 달아보니 1000g즘 되던데 10번 쯤 청국장을 끓일 수 있으니 한 달에 한번 정도 만들고 있습니다.

10. 돼지고기 1kg를 잘게 썰어서 10등분으로 나누어 담고, 두부도 한모를 10등분 쯤 해서 나누어 담아서 김치냉장고 제일 윗간에 넣어 둡니다. 고기 사진은 없어서.

11. 청국장 끓일 때 뚝배기에 찧은 마늘 1t스푼 넣고 돼지고기 100g 넣고 달달 볶다가 물 1컵(200g) 넣고 멸치 다시다(집에서 만든 것) 한 숟갈 넣고, 감자 1개, 두부 1/10토막, 양파 반개, 고춧가루 약간, 그리고 매운 고추를 채 썰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놓고 청국장 끓일 때 한 숟갈 씩 넣으면 맛있는 청국장이 된 답니다.   청국장 재료를 다 넣고 끓어 오르면 그때 청국장 두세숟갈 넣으면 됩니다. 아 물론 간은 맞추셔야 되고요. 보통 4인 가족 한끼 반찬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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